한국과 비교해보면 일본 주택, 특히 아파트나 단독주택에는 베란다가 없거나 매우 작게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단순한 건축 스타일의 차이뿐만 아니라, 주거문화, 생활 방식, 건축 법규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1. 베란다에 대한 개념 차이
한국에서는 베란다가 거실과 연결된 외부 공간으로, 실내 확장 또는 식물·세탁물 관리 공간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베란다를 ‘발코니(バルコニー)’ 또는 ‘베란다(ベランダ)’로 불리며, 용도나 구조가 다소 제한적입니다.
일본의 베란다는 실내 연장이 아니라 엄격히 외부 공간으로 간주되며, 생활의 중심이 되지 않습니다.
2. 일본의 주거문화적 이유
- 실내 중심 생활: 일본인은 전통적으로 외부보다 실내 공간 활용을 선호
- 세탁물은 외부에서: 대부분의 세탁물은 베란다가 아닌 전용 건조대로 해결
- 가족 간 사생활 중시: 베란다 활용 시 외부 노출을 꺼려함
또한 일본은 지진이 잦아 무거운 구조물이나 외벽 확장을 지양하기 때문에, 베란다 공간도 가능한 가볍고 단순하게 설계됩니다.
3. 법적·구조적 제한
일본 건축 기준법에서는 다음과 같은 규정이 베란다 설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 건폐율 및 용적률 제한: 연면적에 포함되면 건축 허가에 영향
- 화재 대피 동선 확보: 베란다는 대피 경로로 분류되어 구조 제한 있음
- 단열 기준 강화: 외벽과 연결되는 구조는 단열·방수 규정 적용
이러한 법적 제약으로 인해, 일본에서는 실내 확장형 베란다 설계가 어렵거나 비효율적입니다.
4. 공간 활용의 차이
일본 주택에서는 베란다 대신 실내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할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 욕실, 세면실, 화장실 완전 분리
- 슬라이딩 도어로 공간 유동성 확보
- 거실보다는 다다미방 중심의 좌식 문화 반영
즉, 외부 공간 확장보다 실내의 정리, 절제, 기능 분리를 통해 생활의 편의성을 추구합니다.
5. 결론: 없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
일본 주택에 베란다가 적은 이유는 단순히 공간 부족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본인의 생활 철학, 안전성 중시, 건축 규정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실내 공간에서 효율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문화는 베란다 없이도 충분히 쾌적한 삶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